성당
나바위성당은 전라북도 익산시 망성면 화산리에 있습니다. 1845년 10월 12일 밤 김대건 신부와 페레올 주교, 다블뤼 신부, 조선 교우 11명이 조선에 도착해 첫발을 내디딘 축복의 땅입니다. 조선 천주교회에 입성한 최초의 한국 사제 김대건 신부와 선교사들의 강한 열망과 열정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한국 천주교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내부
성당 내부는 남녀 자리를 구분한 칸막이 기둥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이것은 ‘남녀칠세부동석’이라는 유교 관습에 따라 신자 자리를 남녀로 구분한 것입니다. 한때 화산 성당이라 했으나 1989년부터 본래 이름을 따라 나바위성당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우암 송시열이 이 산이 너무 아름다워서 '화산(華山)'이라는 글자를 바위에 새겼고, 그 후 화산 바위가 있는 나바위를 화산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성당 안에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전례 개혁 이전 사제가 신자들과 마주 보지 않고 등을 돌려 미사를 봉헌했던 옛 제대와 중국 남경 성 라자로 수도원에서 건축 당시 제작한 세례 대, 성상들을 보존하고 있습니다. 또, 1906년에 중국 남경 성 라자로 수도원에서 제작한 십자가의 길 14처 성화, 예수상, 목조 세례 대, 요셉 상, 성모상을 잘 보존하고 있습니다. 2009년에 송현섭 베드로 신부가 만든 나바위성당 유리화는 유리에 한지를 겹쳐 붙인 후 그림을 그렸습니다. 유리화를 통과한 빛이 은은하게 성당 내부를 비추고 마음을 가라앉히고 기도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성지 역사관 창문 유리화도 같은 작가가 만들었습니다.
외부
나바위는 1981년 조선교구 설립 150주년 기념 순교 성지로 지정되었습니다. 외부에는 야외 제대, 십자가의 길, 평화의 모후상이 있습니다.
성지 역사관도 있는데 본래 사제관이었으나, 2019년 나바위 성지 역사관으로 새롭게 단장했습니다.
화산 정상에는 성 김대건 신부 순교 기념탑이 우뚝 서 있습니다.
또, 1915년 베르모렐 신부가 대구대교구 초대 교구장 드망즈 주교를 위해 세운 정자 망금정 望錦亭이 있습니다. 망금정은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정자, 금강을 바라보는 정자란 뜻입니다.
망금정 아래, 화산 언저리는 김대건 신부와 그 일행이 타고 온 배가 정박한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길을 안내하는 대천사 라파엘 이름을 붙인 배 모형이 있습니다. 길이 13.5m, 폭 4.8m, 높이 2.1m 작은 무동력 목선을 타고 상하이에서 거친 파도와 풍랑을 헤치며 이곳으로 온 것입니다. 돛은 예수님께서 매달리신 십자가 형상처럼 보입니다. 앞으로 김대건 신부와 선교사들이 극심한 박해 속에서 복음을 전하며 겪어야 할 고난과 고통을 미리 보여준 듯합니다.
화산에서 성당으로 내려가는 길가에 작은 무덤이 있습니다.
그곳에는 파리 외방 전교회 소속 선교사 소세 신부(1877~1921)가 잠들어 있습니다. 소세 신부는 1906년 사제품 후 이듬해 우리나라에 와서 경북 칠곡 가실성당 등에서 사목하다가 1919년 나바위성당 주임 신부로 왔습니다. 젊은 나이에 수술 후유증으로 선종하면서 “나바위성당을 바라보며 눕고 싶다”라는 유언을 남겼고, 염원대로 성당을 바라보는 언덕에 묻혔습니다.
맺음말
나바위 성지 망금정에 오르면 망성면 넓은 들판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정자에 앉아 잠시 숨을 고르면, 암울했던 시대를 살았던 신앙 선조들, 김대건 신부, 고국과 가족을 마음에 품고 조선에 와서 헌신했던 수많은 외국 선교 사제와 수도자들이 떠오릅니다. 그분들이 뿌린 씨앗이 우리 안에서 싹트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축복의 땅 나바위에서 선조들의 향기와 발자취, 현대를 살아가는 신앙인들의 고른 숨결을 느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주소 : 전북특별자치도 익산시 망성면 나바위1길 146
전화 : 063-861-8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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