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곳입니다.
명례성지는 영남의 젖줄 낙동강이 바라다보이는 언덕, 경남 밀양시 하남읍 명례안길에 있습니다. 마산교구의 영적 고향이며 신앙의 원천이며, 밀양과 김해를 잇는 나루가 있던 곳입니다. 소금 장수였던 신석복 마르코가 이곳에서 출생했습니다. 신석복 마르코는 1866년 병인박해 때 대구 포졸들에게 붙잡혀 양력 3월 31일 대구 감영에서 순교했습니다.
복자 신석복 마르코는 명례에서 진해와 웅천을 오가며 소금과 누룩을 팔았는데 살림이 넉넉했습니다. 그는 신앙을 지키려고 숨어 살던 신자들을 돕기도 하고, 천주교 실정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소금과 누룩을 파는 것이 생계 수단이었으나 박해 시대에 의심을 사지 않으려고 핑계 삼아 장사를 했을 것입니다.
웅천 장터에서 돌아오다 나루터에서 포졸들에게 붙잡혀 대구로 압송되었는데 포졸들이 몸값으로 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형제들이 신석복을 집으로 데려오려고 급히 돈을 구해 포졸들에게 주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신석복은 "나를 위해 한 푼도 포졸들에게 주지 마라" 하며 순교를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순교 당시 신석복 마르코 나이는 38세였습니다. 2014년 8월 16일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시복했습니다. 명례성지 부활 경당에 신석복 마르코 유해가 모셔져 있습니다.
명례성지는 박해를 피해 온 교우들이 함께 모여 살던 교우촌입니다. 영남지방에서 네 번째 본당이고, 마산교구 첫 본당입니다. 이곳 초대 주임으로 1897년에 초대 주임으로 부임한 강성삼 라우렌시오 신부는 김대건 신부, 최양업 신부에 이어 1896년 서울 약현성당에서 강도영, 정규하 신부와 함께 사제품을 받은 분입니다. 강정삼 신부는 1903년 37세로 선종할 때까지 명례에서 사목했습니다.
성지 시설
성모승천성당
명례 공소는 1896년 6월 10일에 본당이 되었습니다. 방이 세 개인 집을 구매 해 1897년 첫 성당을 지었으나 1904년 8월 20일 폭풍으로 성당이 완전히 부서졌습니다. 1926년 5월, 권영조 마르코 신부가 부임했고 권 신부는 기존 성당 건물을 허물었습니다. 그리고 위치를 옮겨 1928년 8월 기와와 목재로 된 성당을 지었습니다. 1936년 두 번째 성당도 태풍으로 완전히 파손되었습니다. 놀랍게도 잔해 속에서 감실과 성모상이 손상 없이 발견되었습니다. 1938년 김유인 회장은 개인 돈으로 성전을 축소 복원했습니다. 벽에 붙은 제대, 남녀를 구분해서 앉았던 가로막, 손 글씨로 쓴 십자가의 길이 아직도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성전 안에는 기둥 좌우로 남녀가 따로 앉게끔 자리를 구분해 당시의 생활상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작은 성당인데도 바깥으로 통하는 문이 네 개나 있습니다. 이는 남녀뿐 아니라 어른과 어린이들이 출입하는 문도 달랐다고 합니다.
라우렌시오의 집
초대 주임 강성삼 신부 세례명을 따서 ‘라우렌시오 집’이라 명명했습니다.
라우렌시오 집에는 성물방, 사무실, 카페, 식당이 있습니다. 순례 중에 쉬어갈 수 있으며 커피와 차를 마실 수 있고 식사를 신청하면 성지에서 식사할 수도 있습니다.
순교자 기념성당
마산교구는 2008년 명례 성지조성추진위원회 설립을 결정하고 이듬해 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2017년 3월 4일 성당 기공식과 함께 새롭게 성역화 사업을 추진하고, 2018년 5월 19일 교구장 배기현 주교의 주례로 ‘신석복 마르코 기념성당' 봉헌식을 거행했습니다.
소금 경당
소금 경당은 묵상 할 수 있는 곳입니다. 옛날 명례마을 사람들이 물탱크로 사용했던 건물에 출입구를 만들고, 예수님 동굴 무덤을 형상화했습니다. 성모승천성당을 보수하면서 나온 서까래로 십자가 나무를 만들었습니다.
외부 십자가의 길
첫 번째 명례 성당을 지었던 터에 순교자의 모후 성모상과 십자가의 길 14처가 있습니다. 낙동강을 바라보며 십자가의 길 기도를 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
명례성지 앞에는 낙동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습니다. 자전거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으며 명례 강변 공원이 있습니다. 성지에 가실 때, 대중교통보다 자가용으로 가는 것이 좋습니다. 승용차로 명례성지 정문 주차장까지 갈 수 있습니다. 들어가는 길이 좁아 버스는 명례성지 담벼락 앞 버스 주차장에 주차하고 대략 200m 걸어가면 됩니다.
복자 신석복 마르코가 낙동강을 바라보며 자랐겠지요. 그래서 풍요롭고 넉넉한 강과 같은 마음을 지닐 수 있었을 것입니다. 여러분, 강을 좋아하시나요? 풍요롭고 넉넉한 마음을 품고 싶으신 분, 강을 좋아하시는 분, 고즈넉한 풍경을 좋아하시는 분에게 명례 성지를 적극 추천합니다.
명례 성지 앞 낙동강
주소: 경상남도 밀양시 하남읍 명례안길 44-3
전화 : 055)391-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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