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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성지 순례

한국 최초의 순교 터 – 전주 전동성당, 건축 과정, 건축 양식, 마치는 글

by 황금빛 이삭 2024.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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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전동 성당

전주 전동성당

전주에는 조선시대 때 전라감영과 진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전동은 자연히 순교지가 되었으며, 전동성당은 바로 천주교인들이 처형되었던 풍남문(豊南門)이 있던 곳에 있으며, 한국 천주 교회사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한국 최초의 천주교 첫 순교 터로서 1791128일에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복자 권상연 야고보가 순교한 곳입니다. 윤지충과 권상연이 유교식 조상 제사를 폐지하고 신주를 불태웠던 진산사건으로 순교한 곳입니다. ‘호남의 사도로 불렸던 유항검과 그 동료들이 신유박해(1801) 때 순교한 곳입니다. 18011024일에는 이곳에서 복자 유항검 아우구스티노와 복자 윤지헌 프란치스코, 유관검이 능지처참 형으로 순교, 김유산 토마스와 이우집은 참수당했습니다.

 

진산사건

조선 가톨릭교회 설립 6년이 되던 해 1791, 정조 15년이었습니다. 전라도 진산에 살던 선비 윤지충과 윤지충의 외종형 권상연이 전통적으로 내려오던 조상제사를 지내지 않고 신주를 불태운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조선 천주교회는 이 문제를 이미 북경 알렉산드라 구베아 주교에게 자문했습니다. 주교는 입장이 확고했습니다. 조상제사를 우상숭배로 단정하고 제사를 금지하라고 했습니다. 북경의 구베아 주교의제사 금지령으로 조선의 많은 양반들이 놀라 신앙을 버리지만, 윤지충과 권상연은 끝까지 신앙을 지키기로 결심합니다.

1791년 여름 윤지충의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윤지충은 권상연과 함께 어머니 유언대로 유교식 예를 쓰지 않고 신주를 불살랐는데 이 소식이 조정까지 전해집니다. 조상제사를 하늘같이 받들고 있었던 조선 조정에서는 그들을 체포하라는 명령을 내렸고, 윤지충과 권상연은 피신 했습니다. 윤지충과 권상연 대신 숙부를 감금하자, 윤지충과 권상연은 진산 관아에 자수했습니다. 그들은 전라감영에 압송되어 갖은 문초를 당하고 신앙을 버리라는 강요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천주를 아버지로 받아들이고 난 뒤에는 그분의 말씀을 따르지 않고서는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라며 자신들의 신앙을 당당히 지켰습니다. 그 결과 윤지충과 권상연은 군문 효수 형을 받았고, 순교자 윤지충은 33, 권상연은 41세였습니다.

 

건축 과정

전동성당 초대 주임은 프랑스인 보두네 신부였습니다. 18895월 전주 본당이 설립되고 보두네 신부가 부임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전주에는 신자가 한 명도 없어 처음에는 완주 소양 대승리에서 시작해야 했습니다. 1891년 이곳에 있는 집과 땅를 매입해 본격적인 전주지역 사목활동을 펼쳤습니다. 1908년에 성당 건축을 시작, 설계는 명동성당을 설계한 프와넬 신부가 맡았습니다. 성전 주춧돌로는 전주성 성벽 돌을 사용했고, 일부 돌은 참수된 순교자들의 머리가 성벽에 매달렸을 때 피가 스며든 돌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보두네 신부는 나라에서 신작로를 개설하는 중에 성벽을 허물면서 버리던 돌을 구매한 것입니다. 성전 건축에 사용된 목재는 주로 승암산 즉 치명자산 나무들이고, 벽돌은 공사를 담당한 중국인 기술자 100여 명이 직접 구웠습니다. 공사하는 동안 전주 시내 교우들과 진안, 장성 교우들이 밥을 지을 솥과 양식을 짊어지고 와서, 어깨에는 혹이 손에 굳은살이 생기도록 부역했습니다. 힘을 모아 모두 노력한 덕에 공사를 시작한 지 7년 만인 1914년 외부 공사를 끝냈습니다. 성전을 짓는 과정에서 재정난과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보두네 신부는 성당 완공을 보지 못하고 56세의 나이로 돌아가셨습니다. 2대 본당 주임인 라크루 신부는 17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내부공사를 했습니다. 착공한 지 23년 만에 1931618일에 축복식을 했습니다. 축성식은 전례에 필요한 시설과 성물을 다 설치하지 못해 하지 못했습니다. 축성식은 1915824일에 했습니다.

 

건축 양식

전동성당은 붉은색과 회색 벽돌을 사용해 지은 건물은 겉모습이 서울의 명동성당과 비슷합니다. 비잔틴 양식과 로마네스크 양식을 혼합한 건물로 초기 천주교 성당중에서 매우 아름다운 건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성당 정면 아치는 벽돌로 되어있으며 창도리 장식입니다. 정면 중앙에 높이 솟은 탑과 좌우 계단 탑, 고탑 아래에 종탑, 종탑 밑에는 아름다움의 절정 장미창이 있습니다. 전동성당 아치는 채광창 벽에서 멈추고, 붉은 벽돌을 기둥머리까지 오게 해서 전체적으로 따뜻함과 포근합니다. 붉은 벽돌 띠는 제대의 뒷벽을 포함해 모든 곳을 감싸고 있습니다. 이 역시 내부 전체를 따뜻하게 하면서 수직성과 수평성을 균형 있게 잡아줍니다.

 

마치는 글

이곳에 성당이 건립된 것은 하느님의 섭리였습니다. 보두네 신부도 이곳이 순교터라는 것을 몰랐는데 순교자들의 피가 서려 있을 법한 전주성 성벽의 돌과 흙으로 주춧돌을 세웠는데, 바로 이곳이 순교 터였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은 우리가 깨닫거나 느끼지 못해도 늘 우리를 통해 당신 뜻을 이루시는 것 같습니다.

윤지충 바오로와 권상연 야고보는 같은 날 참수당했고, 예수 마리아를 부르며 초연하게 죽음을 받아들였다지요.

여러분, 전동성당을 방문할 기회가 생긴다면 그곳에서 순교자들의 순교와 신앙의 참된 의미를 느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늘 우리를 통해 당신 뜻을 이루신다는 것을 기억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주소 : 55044 전주시 완산구 태조로 51

전화 : 063) 284-3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