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지역 천주교 발상지, 전주 초남이 성지 – 유항검, 활동, 순교, 맺음말

유항검 생가터 표석

유항검

초남이 성지는 '호남의 사도'라 불리는 한국 천주교회 초기 교회 지도자 유항검 아우구스티노 고향이며 호남지역 천주교회의 발상지입니다. 전라북도 완주군 이서면 남계리에 있으며 천주교 성지로 유항검과 그의 가족이 살았던 생가터입니다. 유항검은 1784년 이승훈에게 전라도에서 처음으로 천주교 세례를 받은 사람입니다. 1756년 전주 초남이 양반 집안에서 태어나고 자랐습니다. 유항검은 문벌만 좋은 양반이 아니라, 줄잡아 15,000마지기가 넘는 토지를 소유한 호남의 큰 부자였습니다. 유항검의 토지는 금구, 김제, 만경, 여산 등 10개 고을에 있었고, 초남리에서 남서쪽 용지며 들판은 거의 그의 땅이었습니다.

유항검은 1784년 늦가을에 양근의 권철신 집에서 권철신과 그 문하생들이 서학을 탐구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어머니 쪽으로 권철신과 같은 피붙이이고 이종사촌인 윤지충을 통해 이벽, 이승훈, 정약전과 인척간이었습니다. 유항검은 당대 석학들이 깊이 빠진 신학문이라면 배우고 따를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권철신을 찾아갔는데 그곳에서 십자고상과 천주교 서적을 처음 보게 되었습니다.

활동

유항검은 권철신 동생 권일신에게 천주교 교리와 신자의 본분을 배웠습니다. 유항검은 그 가르침에 감동하여 신비한 기운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리고 권일신을 대부로 삼고 이승훈에게 아우구스티노라는 세례명으로 세례를 받았습니다. 유항검은 세례를 받고 고향에 와서 가족과 노비, 집안에 속해 있는 가속, 유항검의 명성을 듣고 찾아오는 이들에게 세례를 주었습니다. 그리고 김제, 금구, 고창, 영광까지 복음을 전했습니다. 1786년 가을에 暇聖職者團 가성직자단 모임에서 신부로 임명되었습니다. 1787년 많은 책을 섭렵하다가, 사제 서품을 받지 않은 사람이 성사를 집전하는 것은 부당하고 독성 죄가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유항검은 가성직자단 모임에 참석해 성사 집전을 중단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무지로 저지른 잘못은 용서받을 수 있지만, 부당한 행위임을 알고 계속한다면 하느님의 사랑을 잘못 해석하는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그 후 동료들과 함께 성직자 영입 운동을 함께했고, 성직자 영입 노력으로 중국인 주문모 야고보 신부를 조선교회에 모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1795년 4월 5일 부활 대축일은 이 땅에서 처음으로 주문모 신부와 함께 하느님께 미사를 봉헌한 감격스러운 날이었습니다. 이에 필요한 경비는 대부분 부유했던 유항검이 부담했습니다. 그는 세상을 변혁할 진리의 길이 천주교 신앙에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이런 의식과 마음으로 민중과 함께 봉헌의 삶을 살고자 했습니다. 많은 재산이 있었음에도 부자라는 생각을 버렸습니다. 가난한 사람들과 재물을 나누는 것을 하느님께 대한 보은이라 여겼습니다. 평소 맏아들 유중철 요한과 며느리 이순이 루갈다에게 때가 되면 재산의 한몫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라고 부탁했습니다. 노비와 소작인에게 인격적인 존경을 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였습니다.

순교

전라도 지방에 복음을 전파하는데 크게 이바지한 유항검은 교회의 우두머리로 지목되어 1801년 신유박해 때 가장 일찍 체포되어 한양 포도청으로 압송되었습니다. 형조와 의금부를 차례로 거치면서 문초와 형벌을 받았습니다. 이미 순교를 각오하고 있던 유항검은 결코 신자들을 밀고하거나 교회에 해가 되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대박 청래 운동’을 주도한 인물로 지목되어 대역무도 죄를 선고받아 그해 10월 24일 전주 풍남문 밖에서 능지처참 형으로 순교했습니다. 유항검 나이 45세였습니다. 신유박해 때 이곳에 살던 유항검 가족 중 7명이 순교했는데 처음에 시신을 바우배기에 모셨다가 1914년에 치명자산으로 옮겼습니다. 이들 중 유항검, 유중철, 이순이, 유문석, 유중성은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복자품에 올렸습니다. 유항검 재산은 몰수당했고, 가족들은 연좌 죄로 끌려갔습니다. 유항검의 집은 허물어지고, 집터는 웅덩이가 되었습니다. 초남이는 유중철 요한과 이순이 루갈다가 동정 부부가 4년 동안 살았던 곳이기도 합니다.

초남이 성지

맺음말

유항검은 세상을 바꿀 진리의 길이 천주교 신앙에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이런 의식과 마음으로 민중과 함께 봉헌의 삶을 살고자 했습니다. 재산이 많았는데도 부자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 하느님께 보은하는 것이라 여기며 가난한 사람들에게 재산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우리도 우리가 가진 재산을 내 것이라 여기지 않고 하느님께서 내게 맡기신 것이라 여기며, 빈곤한 이들과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주소 : 55364 완주군 이서면 초남신기길 122-1

전화 : 063) 214-5004